보도자료

[2016.01.15.] 하이얼, 美 가전의 자존심 GE 삼켰다
등록일 2018.05.23 조회수 2863

하이얼, 가전의 자존심 GE 삼켰다

 

54억 달러에 인수 합의저가 업체 이미지 벗고 해외 점유율 확대 노림수

중국 최대 가전제품 제조업체 칭다오 하이얼(靑島海爾·이하 하이얼)이 미국 가전산업의 자존심인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하이얼은 일본 산요에 이어 GE까지 인수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하이얼은 15일 성명을 내고 GE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650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올해 중순까지 주주 승인과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인수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중국 가전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하이얼은 2014년 기준으로 326억 달러의 매출을 거둔 세계 최대 가전업체이자 6년 연속 글로벌 백색가전 세계 1위를 지킨 브랜드다. 시장 점유율은 10.2%에 달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냉장고, 세탁기, 온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수 합의로 하이얼은 저가 가전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하이얼은 북미시장에서 GE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상승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백색가전 시장의 1위 업체는 월풀이며, GE4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이얼은 그동안 주로 로앤드(중저가) 제품을 수출해 왔는데 GE 브랜드를 붙이면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구도를 만들 순 있을 것이라며 특히 GE가 강점을 지닌 양문형 냉장고, 빌트인 가전 등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이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는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군, 빌트인으로 점유율을 늘리며 북미지역에서 월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하이얼·GE 합병 법인의 등장으로 시장판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얼은 지난해 국내에서도 코웨이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미칠 영향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 여겼던 중국 가전이 일본에 이어 미국 가전까지 사들이며 공격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북미 가전시장에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GE’중국의 GE’로 바뀌어도 북미지역에서 GE의 브랜드파워가 예전 같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GE1905년 전기 토스터 판매를 시작으로 100년 넘게 가전기기 제조 사업을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이를 매각하고 파워터빈, 제트엔진, 원유·천연가스 생산장비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기술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GE는 지난해에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반독점 감독 당국의 제동 때문에 무산된 바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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