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16.02.29.] 하이얼, 글로벌 제조사로 급부상…'국내 기업 대응전략 시급'
등록일 2018.05.23 조회수 2902

하이얼, 글로벌 제조사로 급부상"국내 기업 대응전략 시급"

 

하이얼의 사업 방식은 제조업의 변화 방향에 대한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

 

 

 

중국 하이얼의 GE(제너럴 일렉트릭) 인수에 따라 전 세계 제조업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제조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유연성을 강화하는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재욱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하이얼, 거대 공장을 벤처 인큐베이터로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54억달러에 GE를 인수하기로 한 하이얼이 벤처 인큐베이터 운영 제조업과 데이터의 결합 외부 역량 활용 등의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제조 기업을 위협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하이얼 일렉트로닉스(Haier Electronics)와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청도하얼(Qingdao Haier)의 매출 총액은 지난 2014년 기준으로 25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5.9% 수준으로, 규모와 수익성에서 전 세계 제조사를 능가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하이얼의 최대 경쟁력으로 거대 제조 기업임에도 벤처 DNA를 품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하이얼은 지난 1998년 수직적 부서 체계를 수평적 사슬 형태로 변경했고, 2002년에는 모든 직원이 기업가로 회사의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Mini Mini Company(이하 MMC) 개념을 도입했다.

 

또한, 2005년에는 MMC를 보완한 Zi Zhu Jing Ying Ti(이하 ZZJYT)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경영자에 준하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로, 경영진을 대상으로 사업 PT를 진행한 후 타당성을 검증받으면 회사로부터 필요한 예산 등의 모든 지원을 받게 된다.

 

특히 ZZJYT 리더는 필요한 인력을 하이얼 내부에서 선택할 수 있어 유능한 직원은 좋은 조건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ZZJYT 내부에는 차기 리더 후보인 캣피쉬(Catfish)가 지정돼 언제든 투표를 통해 무능한 기존 리더를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무한경쟁 속에서 직원 스스로가 혁신을 찾도록 유도한 것이다.

 

하이얼의 또 다른 경쟁력은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얼의 전문 상담원은 중국 각 지역을 돌면서 수질 오염 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필터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각 지역의 환경 정보를 축적한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지역 주민과 공유해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얻은 후, B2B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활용한다.

 

 

 

스마트 가전 사업 역시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이얼은 고객이 구매한 자사 스마트 가전의 시그널을 모니터링하다가 이상이 감지되면 먼저 전화를 걸어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정보를 획득한다. 또한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하이얼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카사르테(Casarte)의 상품 기획에 활용한다.

 

생산 현장에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이 직접 생산 프로세스에 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PC나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생산되는 현장을 시청할 수 있고, 즉석에서 구매한 제품의 색상 등을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하이얼은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활용에서도 매우 적극적이다. 1985년 독일의 가전·장비 제조 기업 립헬과의 조인트벤처를 성사시킨 이후, 일본 미쓰비시, 네덜란드 필립스, 이탈리아 멀로니 등과 기술 제휴를 진행했다.

 

특히 M&A에서도 오랜 경험을 쌓아왔는데, 1990년대에는 주력 사업이던 중국의 냉장고 시장이 포화하자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전개했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2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해 당시의 위기를 극복했다.

 

이외에도 2005년에는 월풀과 함께 미국 가전 기업 메이텍 인수전에 참여했고, 2011년에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하던 일본 가전 업체 샨요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호주 가전 기업 피셔앤파이클도 인수하는 등 지속적인 몸집 불리기 작업을 진행해왔다.

 

신재욱 연구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제조업 환경 속에서 많은 제조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포트폴리오를 전환하거나 제조업에서 탈피하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사업 영역은 유지하면서 사업 방식의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하이얼의 차별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 제조기업들이 대부분의 산업에서 한국과 기술 격차를 줄여가는 상황에서는 국내 제조사들도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넘어 어떻게 사업하고,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와 같은 사업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이러한 관점에서 하이얼의 사업 방식은 제조업의 변화 방향에 대한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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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t.chosun.com/news/article.html?no=2816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