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18.01.08.] 하이얼 경영방식 세계표준 되다...IEEE 첫 채택
등록일 2018.05.24 조회수 4252

하이얼 경영방식 세계표준 되다...IEEE 첫 채택

 

장루이민 회장 주창 대량 주문제작 모델 IEEE 국제표준 채택...경영방식 첫 글로벌스탠다드
기업은 플랫폼으로 변신 수직 조직체계 파괴...고객 개발참여는 샤오미 참여감 경영과 유사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이 주창한 대량 주문 제작 방식이 반영된 표준이 IEEE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조선DB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의 경영방식이 최근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중국 제조(메이드인 차이나)를 대표하는 요소로 중국 제품과 중국 브랜드에 이어 중국 (경영)모델이 추가됐음을 의미한다”(후용 베이징대 교수)는 평가가 나온다.

신화통신은 작년 12월6일 4대 국제표준 조직중 하나인 IEEE의 신(新)표준위원대회에서 하이얼이 주도한 대량 주문제작 관련 표준 건의서가 통과됐으며 IEEE 설립 이후 반세기 이래 기술이 아닌 경영방식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한 것은 처음으로 중국기업이 주도한 첫번째 IEEE 국제표준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IEEE는 1884년 설립된 미국 전기학회와 1912년 설립된 무선학회가 1963년 합쳐져 지금의 이름으로 출범했다.

장루이민(张瑞敏) 하이얼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하이얼의 대량 주문 제작은 과거의 주문형 제작과 개념이 다르다며 인터넷을 통해 고객을 제품의 설계에서부터 생산 물류 등 모든 과정의 혁신에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하이얼이 12년간 모색해온 직원과 고객간 거리를 제로(0)로 만드는 이른바 ‘인단합일(人单合一)’ 관리 방식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人)은 직원을, 단(单)은 고객의 주문을 의미한다.

◆직원과 고객 거리 제로로 만들어 직원 잠재력 극대화

하이얼은 직원을 창업가로 변신시키고, 고객을 종신고객으로 만드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실험중이다. /하이얼 사이트


장 회장은 인단합일 방식은 고객을 종신 고객으로, 직원을 창업가로 만들어 고객과 직원이 공생 공영하는 파트너 관계가 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직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 제품 설계부터 참여하게 하는 샤오미(小米)의 참여감 경영과 흡사하지만 직원을 CEO로 변신시켜 수직적인 조직체계를 파괴했다는 점에서 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장 회장은 2005년 처음으로 인단합일 관리방식 추진을 공개 선언했다. 위기감이 작용했다. 2000년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뒤 ‘내가 본 신경제’라는 기고문을 통해 인터넷과 접촉하지 않으면 곧 사망할 것이라고 단언할만큼 인터넷 시대 경영 변신의 중요성을 절감하던 그다.

장 회장은 중간관리층을 없애는 식으로 직원과 고객간 거리를 ‘제로’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급기야 2013년과 2014년엔 2만 6000여명을 감원하고 이들을 창업가로 재탄생시켰다. 200여개 자회사가 생겨났다.

장 회장은 사물인터넷(IoT) 시대 기업은 자금 등 자원을 대는 생태계 플랫폼이 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직원은 더 이상 회사 상사의 말을 따르는 개인이 아니다. CEO로 변신한 직원들은 고객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공유한다. 상사가 직원을 평가하고 회사가 급여를 주는 전통적인 기업 모델에서 고객의 반응이 만드는 실적에 급여가 좌우되는 경영모델로의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10년 이상 실험 대량 주문제작 방식...산요와 GE 가전 인수후 실적개선 기여



하이얼은 인단합일 관리 방식에 기초해 스마트제조 클라우드 플랫폼 코스모 플랫(COSMO Plat)를 개발해 고객 협력업체 생산설비(공장)을 서로 연계시킴으로 써 대량 주문제작 방식을 구현했다.

신화통신은 하이얼이 이를 통해 주문후 납품까지 이르는 시기를 절반 이상 단축시키고, 재고로 쌓이지 않는 비율도 68%로 높였다며 전세계 20여개 국가의 농업 의류 전자 조선 방직 장비 건축 운수 화공 등 12개 업종 3만여개 기업이 코스모플랫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얼이 2011년 인수한 일본 산요전기 백색가전 부문은 8년 간 적자를 보던 업체였지만 8개월만에 적자행진이 중단됐다. 하이얼이 2016년 매입한 미국 GE 가전부문 역시 10년 연속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가 멈췄다고 대중(大衆)일보 등 중국언론들이 전했다. GE 가전부문이 지난해 매출이 6.6% 늘고, 이익이 22.4%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하이얼그룹 연례 혁신대회에서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2419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이 2016년(6.8%)의 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도 41%에 달했다.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 대형 가전 브랜드 조사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8년 연속 세계 가전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이얼 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8월 현재 회사 창업 플랫폼에 몰린 창업 프로젝트는 2249개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2016년 5월 창업과 혁신 시범기지로 가전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하이얼을 지정했다.

◆서방 경영학계 높이 평가...신경영 전도사 장루이민

장 회장은 1월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서도 인단합일 방식을 강조했다. 인간의 가치를 제일로 두는 핵심가치관을 견지하고, 공생 공영의 가치창조와 전파 시스템을 견지해야 인단합일 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해외에서도 대량 주문제작 방식의 전도사가 된지 오래다. 2012년 12월 스페인 IESE경영대학원과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초청으로 유럽 경영자들에게 인단합일 관리방식을 소개했다. IESE는 하이얼의 인단합일 국제화를 경영 연구사례로 등록했고, IMD는 장 회장에게 IMD 경영사상 리더상을 수여했다.

2013년 8월엔 미국 경영학회(AOM) 연례회의에서 중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초청을 받아 하이얼의 경영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2015년엔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싱커스50(Thinkers50)’ 리스트와 ‘최고 이념 실천상’ 수상자 명단에 오른 유일한 기업인이 됐다.

2016년 6월엔 미국에서 열린 예일 CEO 포럼에서 ‘전설의 리더 상’을 받았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넨필드 리더십 연구 담당 수석 부원장은 “장루이민은 진정한 글로벌 경영 거인”이라며 “중국과 서방 상업의 정수(精髓)를 흡수해 자기만의 독특한 모델을 창조했다”고 치켜세웠다.

35세이던 1984년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岛)에 있는 폐업 직전의 냉장고 공장 공장장으로 부임한 장 회장은 직원들로 하여금 불량 냉장고를 망치로 부수도록 하는 등 고품질 경영에 힘쓰면서 ‘품질의 하이얼’을 이끌었다는 평을 듣는다. 하이얼은 그룹 창립 시기를 1984년으로 본다. r>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은 결국은 생태계라는 영원히 타오를 불에 타버리게 될 것이라며 생태계 내의 창업정신은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후 위대한 여정(旅程)을 시작했듯이 하이얼의 경영방식도 불처럼 세계 기업이 사물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여정에 나서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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